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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736 호 유성운수 7016번 노선 유지 확정

  • 작성일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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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014
곽민진
유성운수 7016번 노선 유지 확정


  우리 대학 서울캠퍼스, 서울에 위치한 학교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캠퍼스의 높이나 야생동물들이 종종 발견된다는 점이 일종의 유머 코드로 작용할 만큼 다른 대학과는 남다른 위치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친환경적인 캠퍼스는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하지만 그런 캠퍼스의 특성상 사람들의 접근이나 이동이 매우 용이 하지 않아 등하교 과정에서 학생들의 불편과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유성운수 7016번은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버스 노선이다. 그러나 승객수에 비해 배차간격이 길고, 출퇴근 시간대의 높은 혼잡도로 인해 등하교 시간은 항상 승차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배차간격 조정이나 증차 등 운행 환경 개선에 대해 요구를 했으나 개선되지 않았고, 그 와중에 학교 앞에서 몇 건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 한번 학생들의 통학 편의와 안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정문, 후문 언덕길 사고와 노선 폐쇄 논의


▲ 언덕길 사고 현장 (사진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605_0002762485)

  지난 6월 5일 오전 10시 45분쯤 서울 우리 대학 인근 언덕길을 올라가던 마을버스가 미끄러져 주택 계단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2명이 중상을 입었고, 다른 승객 35명과 버스 기사는 경상을 입었다. 버스 안에 서 있던 승객이 많았던 상황이기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최근 우리 대학 근처 오르막길의 버스 마을버스 노선에서 발생한 미끄러짐 사고는 3번이다. 6월의 사고 외에 지난해 9월 같은 차종의 전기버스가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승객 17명이 다쳤고, 올해 5월에는 정문 인근에서 시내버스가 뒤로 밀려 차량 10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러한 연속된 사고로 인하여 서울시는 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의 7016 노선 변경과 거센 반발


▲ 7016 노선 변경 초안 (사진 : 상명대학교 통합 공지) 

  서울시는 사고 이후 7016번 버스의 노선 삭제를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문제해결 없는 노선 삭제에 대한 서울시의 안이한 대응에 우리 대학 구성원, 부속 초중고 관계자 및 학부모, 지역 주민까지 노선 삭제를 강하게 반대했다. 세검정 일대에는 부암동 일대 주민과 단체들이 버스 정거장 폐지 및 노선변경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우리 대학은 노선변경 관련 계획과 관련하여 긴급하게 학내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설문조사 과정에서 서울특별시의 극단적인 탁상공론식 대처를 비판했다. 버스 노선의 조정이 시행될 경우 교통접근성이 떨어짐으로 인해 우리 대학이 입을 유형무형의 손해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보냈고 그 결과 전체 설문자의 99% 이상이 서울시의 노선 조정에 반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버스노선의 변경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라 학교 주변의 주민들 역시 이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상황이기에 강력하게 서울시의 입장을 성토했다.

  서울시는 사고의 근본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완벽하게 끝내지 않은 채 문제의 해결책으로 배차 간격 축소, 무빙워크 설치, 종로 13노선 변경안 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제시한 안들이 우리 대학뿐만이 아니라 학교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 역시 반발을 불러왔다. 이후 우리 대학과 서울시는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기존의 노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7016을 운행하는 유성운수는 하계방학 기간 동안은 잠시 감축되나 이후 다시 정상 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 논의에 마을 주민, 교직원들은 물론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서울시의 극단적인 대처를 비판하면서도, 배차간격과 혼잡도를 개선하지 않은 버스회사와 중국산 전기차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우리 대학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학교당국에서도 학생들의 교통안전 문제를 조금 더 세밀하게 살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사고 후속 대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필요

  그동안 버스 노선 조정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대로 노선변경이 철회 되었다. 이후 서울시는 안전대책으로 도로 구조 개선, 버스 혼잡도 완화를 위해 본교의 셔틀버스 운행 등을 제안했고, 차량 성능 개선 및 고체, 운수종사자 교육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통섬에 있는 곳들의 버스 노선들을 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변경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큰 불편을 주고, 험한 길로 다니는 것이 어려워 버스에 의지하던 학교 인근의 교통약자들의 일상은 위협을 받는다. 이번 7016사태로 벌어진 버스 노선 폐쇄와 관련한 여러 가지 소동은 속도와 효율성에 매몰되어 행정 편의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결과로 빚어진 일로 보인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 특히 교통약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마을 버스 노선을 다루는 문제 등은 아주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사건의 주체들 스스로가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비롯해 본인들의 대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극단적인 노선 변경이라는 탁상공론식 대처에서 나아가 미래에 모든 주체를 고려한, 보다 현명한 방향으로 서울시가 나아갈 수 있을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차례다. 


곽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