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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10 호 인터넷 망 사용료, 뜨거운 찬반 논쟁

  • 작성일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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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462
김지현

인터넷 망 사용료, 뜨거운 찬반 논쟁

  최근에 '인터넷 망 사용료'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망 사용료’란 글로벌 콘텐츠 공급자(Content Provider)인 빅테크가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처리하기 위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nternet Service Provider)인 통신사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뜻한다. 영상 트래픽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기존 망 용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추가 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해당 비용을 기업들에게 받겠다는 것이다. 


  해당 논란은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포함한 OTT의 이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트래픽 부담이 된다는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국내 기업은 망 규모 유지를 위해 ‘망 사용료’를 내는데.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해외기업은 본사가 위치한 나라에서 접속료를 낸다는 것이다. 이에 통신사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관련 법안이 화두에 오르게 되었다. 



뜨거운 감자, 인터넷 망 사용료

  인터넷 망 사용료 법안이 화두에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의 피부에 직접 와 닿았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유저를 대상으로 영상 화질을 제한했다. 트위치는 지난 9월 29일 블로그 공지를 하며 "30일부터 한국 내 동영상 원본 화질을 최대 720p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30일부터 실제로 한국 서비스의 화질을 제한했다. 트위치는 국내 서비스 화질 제한을 발표하면서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 비용이 계속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운영 유지를 위해 새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treamlabs and Stream Hatchet Q3 2021 Live Streaming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트위치는 시청 시간 점유율 70.5%(59억 9천만 시간), 스트리밍 시간 2,290만 시간, 채널 수 1040만 채널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트위치의 영향력은 결코 작다고만 볼 수 없다. 트위치가 해당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화질 제한에 대해 반발하는 유저들이 망 사용료에 대해서 반대의 의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반대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는 글로벌 영상 플랫폼으로 남녀노소 나이대를 불문하고 유저가 가장 많은 플랫폼이다. 유튜브 측은 지난 20일부터 '망 이용료에 대한 국회 토론회 내용을 공유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이용자들에게 인터넷 망 사용료 법안 반대를 요구하는 공지를 공식 블로그에 게재했다. 유튜브 측은 "인터넷과 유튜브에 기반을 둬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창작 커뮤니티는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난 몇 년 동안 구축해 온 비즈니스가 망가지거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망 사용료는 콘텐츠 플랫폼과 국내 창작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만 이익을 챙길 수 있어서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튜브가 직접 나서서 인터넷 망 사용료 법안 반대 의견을 내세운 것과 트위치의 화질 제한은 플랫폼 유저들에게 직접적인 체감을 하게 해 주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유저들은 인터넷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해서 뜨거운 찬반 논쟁을 하고 있다.


콘텐츠 기업 입장과 통신사 기업의 입장


▲ 망을 통한 정보 이동량 측정 결과 (출처: 뉴시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007_0002040950)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국내 통신사는 정반대 입장을 보인다. 콘텐츠 기업은 망 사용료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용자들에게도 망 사용료를 받는데 따로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중복 지급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망 사용료는 높은 편에 속하여 기업들의 부담이 큰데, 망 사용료를 지불하게 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통신사 기업은 망 사용료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해외기업은 망 사용료를 의무로 지불하고 있지 않은데 통신망의 점유율 중 27%는 구글, 7%는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다. 이런 해외기업이 망 사용료를 우리나라가 아니라 자국의 통신사에 지급하고 있어 30%의 접속료를 부담해야 하는 통신사의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망 사용료’ 는 규모가 더 큰 기업일수록 높은 고정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 해외 기업들은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만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한다고 본다. 이에 30%의 점유율로 통신망을 독점하고 있으면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된 트위치와 망 사용료를 알리고 있는 유튜브 본사, 크리에이터들로 인해 사람들의 이목이 ‘망 사용료’에 집중된 상황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망 중립성을 지키며 콘텐츠 기업과 통신망의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만 현재 양자 모두 소비자를 볼모로 해당 문제를 다루는 점은 문제가 있다. 통신사 기업은 해외 콘텐츠 기업들이 지불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가격을 증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콘텐츠 기업은 통신사 기업들이 망 사용료를 받으면 소비자 비용을 올리고 유튜버들 수익을 줄이겠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양 측 모두 중간점을 찾아 합의해야 하겠지만, 각자의 이익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민지, 이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