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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53 호 불법 사이트에 잃어버린 창작자의 권리

  • 작성일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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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2710
이은탁

불법 사이트에 잃어버린 창작자의 권리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다양한 창작물이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 웹툰, 전자책 등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뒤에 저작권을 침해하며 불법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불법 사이트'가 존재한다. 불법 사이트는법률 위반과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관련 산업 전반에 경제적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많은 이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 안내(사진 https://news.tf.co.kr/read/life/1745388.htm)


솜방망이 처벌과 끈질긴 우회… 막기엔 역부족?


  불법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다양하다. 최신 영화나 인기 드라마는 물론 전자책, 웹소설, 웹툰까지 그 범위가 넓다. 특히 웹툰과 같은 콘텐츠는 한 회당 제작 기간이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리기도 하며, 작가 개인이 운영비, 인건비, 체력적 한계를 모두 감당하면서 작품을 완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불법 사이트에서는 무단으로 유포된다. 사용자들은 클릭 한 번이면 콘텐츠를 쉽게 감상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창작자의 노동이 무시된 불공정한 구조가 숨어 있다.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정부와 수사기관의 단속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속 후 접속이 차단되어도 새로운 도메인으로 우회한 사이트가 곧바로 등장하고, 사용자들은 다시 그곳으로 몰린다. 끊임없는 우회 사이트의 생성으로 단속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위험을 감수하며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려는 이들이 계속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접속 차단을 우회하는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VPN을 이용해 해외 서버로 우회하거나, DNS를 변경해 접속하는 방식은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심지어 일부 불법 사이트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여, 정부의 DNS 차단 조치조차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불법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는 단속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VPN 애플리케이션 (사진: https://apps.microsoft.com/detail/xpdll90m2dttml?hl=ko-KR&gl=KR


대학가에 만연한 불법 사이트 이용

  불법임을 인지하면서도, 불법 사이트에서의 콘텐츠 소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고가의 전공 교재는 불법 복제되어 학생들 사이에서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발표한 ‘2024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 국민의 약 19.1%가 불법복제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대학생과 대학원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83.3%가 전공 교재의 전자 스캔본을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불법 자료를 찾는 이유로 교재 구매 비용 부담(39.0%), 여러 권 책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22.8%), 필요한 페이지만 사용 가능함(8.5%) 등을 꼽았다. 실제로 전공 교재 한 권의 가격은 약 5만 원 정도이며, 해외 원서의 경우 가격 부담은 더 올라간다. 

  높은 콘텐츠 비용, 불법 사이트의 만연으로 학생들은 별다른 경각심 없이 불법 사이트를 이용한다. 전공 교재의 전자책이나 디지털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거나 대출 시 수량과 기한이 제한적이므로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이나 선배들에게 불법 교재를 사고 팔기도 한다. 불법 사이트 이용은 도덕적 일탈과 함께 비용 부담, 접근성 부족, 제도적 대안의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 볼 수 있다.

불법 사이트 이용, 대책은

  불법 사이트를 통한 콘텐츠 이용은 단기적으로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지식·문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처벌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고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전공 교재의 합법적 전자책 확대, 중고·대여 제도 활성화, 도서관 디지털 자원 확충 등이 그 대책이다. 일부 대학의 총학생회나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학생 복지 차원에서 필수 교양이나 전공과목의 교재를 구비하여 대여해 주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학생들이 불법 공유 파일 대신 합법적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과 대학의 지원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현실적 필요를 반영한 제도적 대안과 저작권 존중 문화의 형성이 필요하다.

이은탁 기자, 박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