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2 호 정부, 아르바이트 2년 무기계약직 전환 추진
지난 8월 11일 국정기획위원회는 주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도 한 직장에서 2년 이상 근속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하는 제도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2007년 시행된 기간제 법에 따라 한 직장에서 2년 이상 근로한 기간제 계약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강제되어 있었지만 이 범위를 초단시간 계약직(아르바이트)에도 적용함으로써 주 15시간 미만 근로계약을 퇴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고용부를 통해 내년까지 실태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친 다음 방안을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기계약직 전환, 장점과 가능성
무기계약직은 정년이 보장되면서도 일반 정규직과 보수 및 직급체계가 분리된 정규직 수준의 안정성과 비정규직 수준의 복리후생을 가진 특수한 고용형태이다. 초단시간 계약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경우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며 각종 복리후생을 누릴 수 있다. 고용 안전성 강화를 주장해 온 노동계는 이와 같은 정부의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과 연차유급휴가, 퇴직금과 4대 보험 등을 보장받지 못하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약 250만 명으로, 이는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의 급등으로 많은 고용주가 근로 시간을 쪼개 단기 알바를 고용하기 시작한 결과이다. 이처럼 안정적이지 않은 고용 형태가 계속해서 늘어날 경우 근로자는 차별과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아르바이트 2년 무기계약직 전환’ 발표는 이러한 우려를 막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라고 말하고 있다.
▲근 5년간 초단시간 근로자의 수 (사진 : https://v.daum.net/v/20250203113111467)
초단시간 근로자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약 만료와 갱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한 직장에서 2년 이상 근속한 초단시간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 고용 안정성이 강화된다. 정부의 발표대로 2년 이상 근속 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면 초단시간 근로자는 불안에서 벗어나고 해고와 실업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누리지 못했던 기본적인 노동권(4대 보험, 연차, 주휴수당, 퇴직금)을 보장받으며 소득의 안정성과 경력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르바이트로 경력을 시작하는 청년과 취약 계층에는 안정적인 노동시장으로의 진입 기회가 될 수 있고, 비정규직 계약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초단시간 근로자의 안정성과 권익 신장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라고 할 수도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과 우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약 17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0만 명 이상 증가했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 퇴직금 등 법적 의무가 없기에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고용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정부 정책 변화로 인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2년 이상 근속한 아르바이트생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할 경우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인건비를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초단시간 근로자에게 주휴수당 등을 보장할 경우 연간 약 1조 3700억 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현재 자영업자가 크게 부담을 느끼는 비용은 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순으로 인건비가 전체 부담 비용의 21.2%를 차지한다. 자영업자 과반수는 2024년 매출이 2023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순이익 역시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5년 매출 전망은 2024년에 비해 감소 응답이 61.2%, 순이익 전망 감소 응답은 62.2%로 자영업자의 사업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사진: https://www.fki.or.kr/kor/news/statement_detail.do?bbs_id=00036033&category=ST)
그렇기에 자영업자들이 2년이 되기 전에 계약을 종료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초단기 근로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노인이나 대학생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최악의 경우 무기계약직 전환은 아르바이트 일자리 자체를 축소시키거나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 앞으로의 해답은?
2년 이상 근속한 초단시간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면 근로자는 노동권과 경력,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전문성 없는 아르바이트생이 2년 이상 근속했다는 이유로 바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 퇴직금, 4대 보험 등 추가적인 인건비에 더 많이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자영업자들은 비용 문제를 피하기 위해 초단시간 근로자 채용을 줄이거나 2년 이상 고용을 기피하는 딜레마에 놓일 수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개정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충분한 노사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제도 시행에 따른 실질적 대책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근로자를 위한 정책과 현장의 현실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장은정 기자, 박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