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2 호 비싼 월세에도 불편한 방... 대학생 '방 구하기 전쟁' 계속될까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방 구하기'다. 최근 몇 년간 원룸과 오피스텔 월세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주거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증금과 월세 부담은 커졌지만, 정작 방 상태나 생활 여건 등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치솟는 대학가 월세
서울 주요 대학가의 원룸 월세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촌과 홍대가 속한 마포구의 원룸 월세는 최근 한 달 사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6월 평균 72만 원이었던 원룸 월세가 7월에는 88만 원으로 뛰어 서울 평균 월세인 73만 원 보다 15만 원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관리비와 공과금까지 포함하면 90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흔해 실제로 체감하는 금액은 이보다 더 크다. 신축 원룸이나 학교와 인접한 원룸은 100만 원 이상에 달하기도 한다. 주거비는 학생들의 생활비 절반 이상을 차지해 식비나 교통비를 줄이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대학이 위치한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같은 달 기준 서울 종로구의 원룸 평균 월세는 62만 원에서 56만 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관리비와 보증금을 더하면 여전히 부담이 크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천안 안서동 역시 평균 월세가 30만~45만 원대로 형성되어 있어 수도권보다 낮아 보이지만, 관리비와 보증금을 포함하면 40만~55만 원 수준이다. 일부 신축 건물이나 대로변에 위치한 매물은 60만 원을 넘기도 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크게 다르지 않다.
높은 월세, 낮은 주거 만족도
▲PCP 스탠다드 대학생 주거현황 설문조사 (사진: https://www.sedaily.com/NewsView/2GVDE0BK8Y)
캠퍼스 커뮤니티 하우스 '루프(loof)'를 운영하는 PCP 스탠다드가 발표한 '2025년 대학생 자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6%가 월세 50만 원 이상, 32.3%가 60만 원 이상, 9.1%가 7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학생들은 현재 거주 공간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높은 주거 비용에도 불구하고 곰팡이, 방음 불량, 채광 부족 등 기본적인 생활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거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비싼 월세를 감수했지만 열악한 환경에 살 수밖에 없는 이중 부담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교통이나 편의 시설이 좋은 지역일수록 월세가 더 높게 책정되면서 학생들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업과 생활의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월세를 감수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불편한 주거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수도권 집중과 낮은 기숙사 수용률
대학가 주거난의 근본 원인에 수도권 집중 현상도 포함된다. 2024년 기준 전체 대학생의 약 45%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 서울은 주거 공간이 한정적인 반면, 대학은 도심과 주변 지역에 몰려 있어 원룸·오피스텔 등 임대 수요가 폭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숙사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22.6%, 서울 주요 대학은 8.7%에 불과해, 10명 중 1명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도권 외곽에서 통학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자연스럽게 서울에서 자취를 택하지만, 원룸 월세 상승으로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숙·코리빙, ‘비용 장벽’ 여전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혼자 사는 원룸 대신 하숙집이나 코리빙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하숙집은 보증금이 없고 하루 세 끼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서울 원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실제로 광진구, 서대문구 등 대학가 하숙집의 월세는 50만~57만 원 선으로 인근 원룸보다 낮다. 개강을 앞두고는 입실 문의가 폭증해 방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코리빙(co-living) 역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리빙은 주방, 거실 등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개별 침실을 쓰는 형태로, 가전과 가구가 갖춰져 있어 초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 중심의 코리빙 하우스가 대학가에 세워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SK디앤디’에서 만든 ‘에피소드 신촌 캠퍼스’가 있는데, 이곳은 1인실, 3인실, 5인실이 있으며 9개의 공용 공간을 통해 입주자 간 커뮤니티 형성을 강조한다. 코리빙 하우스는 기업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아 보안 서비스가 포함돼 1인 청년 가구의 범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세 사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코리빙 기업에서 내세우는 핵심 요인이다.
▲SK디앤디 ‘에피소드 신촌’의 로비와 헬스장 (사진: 이윤진 기자)
그러나 여전히 비용이 문제이다. 서울 주요 코리빙 브랜드의 평균 월세는 70만~90만 원 수준이며, 1인실은 100만 원이 넘게 책정되어 있다. 일반 원룸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싼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여기에 관리비, 공과금 등이 추가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코리빙은 주거문제의 ‘대안’이라고 하지만, 학생들의 경제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에 살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입주가 힘든 것이 평범한 대학생들의 현실이다. 우리 학교 재학생김○진(글로벌경영학과, 3) 씨는 “코리빙 하우스는 기존 셰어하우스보다 거주하기에 훨씬 편하지만 비용적인 문제 때문에 항상 포기하게 되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대학생 주거난, 구조적 해결 필요
대학생 주거난은 단순히 월세 상승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수도권의 대학 집중, 낮은 기숙사 수용률, 정책 실효성 부족이 맞물리면서 대학생들의 자취와 대안 주거 선택은 불가피해졌다. 현재 일부 대학생 공공주택은 정신질환자 등 특정 조건으로 입주를 제한하거나, 대학생 주거안정장학금 역시 지원 자격이 까다로워 신청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더 많은 학생이 제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기숙사 확충을 위한 정부 지원 확대와 주거 정책의 실질적 효과 확대,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대학 집중 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윤진 기자, 조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