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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62 호 [교수칼럼] 사랑하는 상명인들에게,

  • 작성일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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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92
이은민

  캠퍼스에 벚꽃이 흐드러진 봄날입니다. 강의실에서 마주치는 여러분의 해맑은 미소를 보면, 마치 활짝 핀 꽃잎처럼 예쁘기만 합니다. 귀를 쫑긋 세워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여러분의 열의가 참으로 대견하고, 얼어붙었던 새내기들의 표정도 이제는 제법 여유를 찾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을 바라보는 제 마음 한구석에는 늘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공존합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기도 전에, 우리는 너무 일찍 '성적'이라는 지표와 '무한 경쟁'이라는 트랙에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대학이 꿈을 펼치는 공간이 아닌, 다음 목적지인 '취업'을 향한 베이스캠프로만 여겨지는 현실이 교수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대학만 가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말은 마치 희망 고문처럼 우리를 버티게 했죠. 막상 도착해 보니 어떤가요? 행복은 잠시뿐, 끊임없이 스펙을 쌓고 다음 단계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나요? 어쩌면 성인으로서 마주하는 지금의 고민이, 정해진 답만 찾던 중고생 시절보다 더 무겁고 막막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인류의 오랜 지혜가 삶을 '고해(苦海)'라 표현했듯, 우리 인생은 정말 끝없는 의무와 고통의 연속일 뿐일까요?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그 답을 찾는 가장 효율적인 로드맵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힘든 진짜 이유는 외부의 조건 때문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데서 오는 막연한 두려움'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때 진심으로 행복한지, 나는 어떤 방향을 향해 삶을 살아갈 것인지... 이 질문에 대한 확신이 내 안에 뿌리 내린다면 인생은 그 순간부터 '버티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이 됩니다. 학점 경쟁도, 스펙 쌓기도, 복잡한 인간관계도 삶의 이유와 목적이 분명해지면 더 이상 나를 갉아먹지 못합니다. 우리가 방황하는 이유는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나 마이클 조던 같은 글로벌 리더들이 매일 명상을 루틴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제 익숙한 사실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명상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1000% 끌어올렸다고 말하죠. 구글, 인텔 같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명상을 장려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것이 구성원 개개인의 내면의 가치를 발견하고 소통과 창의성, 회복 탄력성을 향상시키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대학 시절에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하이엔드 스펙'은 바로 '명상하는 습관'이 아닐까요?


  명상은 단순히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소음과 내 안의 소용돌이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나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우리는 도파민이 폭발하는 자극적인 콘텐츠에는 많은 시간을 쏟지만, 정작 내 안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삽니다.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 마음속에 불안, 걱정, 사랑, 미움, 비교, 질투, 열등감이라는 파도가 끊임없이 출렁이고 있지는 않나요?


  저 역시 대학 시절,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처럼 시끄러운 감정들에 휘둘려 진정한 나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비단 전쟁터에서만 통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을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나라는 우주를 공부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명상은 내 뇌를 정비하여 가장 효율적인 상태로 만드는 시간입니다. 컴퓨터를 오래 쓰다 보면 불필요한 자료가 쌓이고 폴더 정리가 되지 않아 속도가 느려지듯, 우리의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면서 쌓인 불필요한 감정과 잡념들을 비워내면 뇌는 비로소 최적화됩니다. 생각의 정돈이 빨라지고, 마음은 더 긍정적이고 평온한 에너지를 갖게 되는 것이죠. 


  나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에서 나오는 당당함,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상과 함께 어울릴 줄 아는 단단한 자존감. 이런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뿌리를 내려 타인에게 그늘을 내어줄 수 있는 큰 나무로 성장합니다. 여러분의 친구, 연인, 그리고 장차 여러분을 채용할 면접관조차도 그 단단한 내면의 빛을 반드시 알아볼 것입니다.


  오늘 하루,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시끄러운 마음의 소음으로부터 문을 닫은 채, 자신의 깊은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매일 단 5분만이라도 하루 동안 있었던 불필요한 감정과 생각들을 ‘비워내는 명상’을 해보세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감사의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길 바랍니다. 매일이 그렇게 쌓여간다면, 여러분은 분명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 막막하다면, 주변의 명상 전문가나 가까운 명상 센터의 도움을 받아 가볍게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짧은 투자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진정한 '스펙 쌓기'로 날마다 더 멋진 나로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간호학과 윤미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