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7 호 [책으로 세상읽기]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책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출처: 츨핀사 나무생각)
끝없는 피로와 무기력 그리고 공허함은 많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이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이러한 감정의 뿌리를 추적하며 인간 본성과 삶의 기본 원리에 대한 철학적·심리학적 성찰을 담아낸다. 이 책의 저자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한다. "진짜 삶의 기본을 위반한 결과는 장애와 고통이다. 지루하고 무미건조하며 우울하고 공허하고 아무 의욕도 없다. 이런 자기 경험의 부정적 감정들을 추적해 보면 무력감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력감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 자신의 강인함으로 살아갈 능력을 상실할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저자는 이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인간 본성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이처럼 저자는 무기력의 문제를 '삶의 의미와 자각'이라는 더 큰 틀 속에서 풀어낸다. 새뮤얼 버틀러의 소설 「에레혼」을 인용하며 사회가 허용하는 방식으로만 고통을 표현하는 현대인의 왜곡된 언어를 비판하기도 한다. 우리가 "따분해서 죽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대신 "불면에 시달린다", "가정이 힘들다"는 식으로만 이야기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또한 파스칼의 「팡세」를 인용하며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로 묘사한 뒤 인간 본성의 본질을 이성과 사랑의 능력에서 찾는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이성과 사랑의 능력이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사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것이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무기력의 반복을 단순히 벗어나야 할 증상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기 본성과의 관계를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로 바라본다. 이 책은 무력감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유의 틀을 제공하며 다시금 삶의 의욕과 의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