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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6 호 [교수사설] 리터러시 교육의 전환과 확장이 필요하다

  • 작성일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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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9093
이은민

  ‘리터러시(literacy)’는 ‘읽고 쓰는 능력’으로, ‘문해력’ 또는 ‘문식성’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문해(文解), 문식(文識)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리터러시를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기술적 능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읽는 행위는 문자로 전달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문하고 요약하며 내용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과 판단력, 창의력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인간은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추상적인 사고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다. 이러한 점에서 리터러시는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에도 여전히 모든 학문 분야의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된 환경에 따라 대학의 리터러시 교육은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조병영, 202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는 “맥락을 읽고 세상을 디자인하는 리터러시를 말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여러 매체에서, 학생들의 리터러시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한다는 어휘의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긴 문장이나 복합적인 글에서 핵심 정보를 파악하고 추론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대학의 리터러시 교육이 단순 읽기, 쓰기 능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맥락을 이해하고 복합적 사고력을 기르며 실질적인 문제해결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질적 전환뿐만 아니라 복합양식 텍스트(Multimodal Texts)로의 범위 확장도 이루어져야 한다. 복합양식 텍스트는 문자, 소리,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말한다.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대학생들은 선형적이고 일방적인 문자 기반 텍스트보다 복합양식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수용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대학의 리터러시 교육은 복합양식 텍스트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대학생들에게 익숙한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면서도 리터러시의 본질을 교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디지털리터러시>, <예술융합기술리터러시>, <미디어리터러시>, <스마트미디어와 댄스리터러시> 등 4개의 전공교과와, <리터러시탐구와 응용>, <디지털미디어리터러시의 이해> 등 2개의 교양교과가 개설되어 있다. 리터러시의 확장된 의미를 실제 교육 현장에 구현하려는 노력이지만 현재의 교과만으로는 미흡하다. 특히, AI시대 프로슈머(prosumer)로 성장해야 할 디지털 세대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자 중심의 리터러시 관련 교양교육의 개편, 확장이 필요하다. 


  리터러시 교육의 전환과 확장은 지식의 창의적 재생산과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장으로서의 대학이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가 넘쳐나고 기술이 인간을 대신할 만큼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리터러시 교육은 대학 교육의 근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