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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5 호 [책으로 세상읽기] “우주의 95%는 모른다” 『We Have No Idea』가 던지는 무지의 물리학

  • 작성일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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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0573
이윤진

▲ 책 『We Have No Idea』의 표지 (사진: 이윤진 기자)

  우리는 종종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시험 결과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상처받는다. 마치 세상이 온통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넓게 바라보자. 거대한 우주 속에 자신을 놓고 보면, 내가 짊어지고 있다고 믿던 세상이 얼마나 작은 조각에 불과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고민의 근원에는 ‘모름’이 있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건지 알 수 없기에 우리는 흔들린다. 『We Have No Idea』는 바로 그 시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저자 호르헤 챔과 대니얼 화이트슨은 “우리는 여전히 우주의 95%를 모른다”고 말한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빅뱅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나머지 95%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저자들은 만화라는 형식을 빌려, 로봇과 햄스터, 외계인, 다스 베이더 같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그 속에서 “왜 우주에는 속도 제한이 있을까?”, “왜 우리는 반물질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암흑물질은 왜 우리를 무시할까?” 같은 질문들을 유쾌하게 던진다. 그에 대한 답으로 쿼크와 중성미자부터 중력파와 폭발하는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복잡한 것들을 신비롭게 풀어준다. 이 책은 영어 원서로 쓰였고 물리학 개념이 빼곡히 담겨 있어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니 여러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을수록 우리가 세계를 얼마나 제한된 시각으로만 보고 있는지를 일깨우는 통찰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은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게 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모름’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과학의 출발점이자 인류가 세상을 대하는 가장 흥미로운 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궁금증, 그 모든 사소한 생각들은 결국 미지의 우주를 이해하려는 시도의 한 형태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바로 그 ‘무지’ 덕분에 우리는 계속 배우고 탐험한다. 우주를 생각하면 나의 고민이 조금은 작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우리는 비로소 겸허해진다. 모름을 인정하면서도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힘이다.

『We Have No Idea』는 그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 미소 짓는다.
 “괜찮아, 우리는 아직 다 모를 뿐이야.”



이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