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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5 호 [교수칼럼] 리허설이 없는 대학생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젊음의 특권

  • 작성일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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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0567
이은민

  무슨 일을 하든 처음에는 다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상명인은 대학생활을 처음 해볼 것입니다. 1학년도 처음 해보고, 2학년도 낯설고, 3학년이 되는 것도 물론 처음일 것입니다. 심지어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지금 이 순간도 처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내가 한 번 더 하면 훨씬 잘할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은 그럴 기회도 없을 것입니다.


  맨 처음이라는 뜻의 관형사 ‘첫’이 들어가는 단어들을 보면 아득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첫’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멀어지고 긴장이 됩니다. 첫걸음, 첫출근, 첫수업, 첫시험, 첫사랑, 첫경험, 첫방송…. 이 단어들 속에는 언제나 설렘과 기대가 있지만, 두려움도 함께 합니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게 맞는 걸까?’ 하는 마음이지요. 많은 속담에도 그런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갓 마흔에 첫 버선”은 나이 들어 처음 해보는 일이 어색하고 서툴다는 뜻이고, “여든에 첫아이 비치듯”은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더디게 진행될 때 쓰는 말입니다. 그만큼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낯선 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한 번 더 한다면 훨씬 잘할 텐데.”

돌아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했고, 몰라서 서툴렀던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의 많은 일들은 그렇게 ‘한 번 더’ 할 기회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1993)’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주인공은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처음의 실수를 점점 고쳐 나갑니다. 수없이 같은 날을 살아가면서 결국 그는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영화와 다릅니다. 우리에겐 하루하루가 단 한 번뿐입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고, 지금의 이 시기도 반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나간 것은 소중하고 곧 지나갈 지금이 소중한 것입니다. 그때의 나, 그때의 친구, 그때의 마음은 단 한 번뿐입니다.


  지금 와 돌이켜 자신을 돌아보며 ‘대학생활을 한 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질문하게 됩니다. 물론 경험이 쌓이면 더 잘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본 무대입니다. 한 번뿐인 대학생활 속에서 우리는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어쩌면 후회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가능한 성장의 과정입니다.


  요즘 “심쿵”이라는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가슴이 저릿할 만큼 강렬한 감정이 밀려올 때 쓰는 말이지요. 사실, ‘처음’이라는 것도 그런 감정과 닮았습니다. 두렵지만 가슴이 뛰고, 낯설지만 어딘가 설레는, 바로 그때 우리는 살아 있음을 강하게 느낍니다. 여러분의 대학생활이 바로 그런 시간들이 되기 바랍니다. 두려움이 앞서더라도 피하지 말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 더 내디뎌 보세요. 첫걸음은 어설퍼도 괜찮으니까요. 그것이 여러분의 유일한 ‘처음’이니까요. 지금 여러분이 겪는 이 모든 ‘첫 경험’들이 모여 언젠가 돌아볼 때 “그때 정말 최선을 다했지”라고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은 없는, 단 한 번뿐이기에 더 소중한 대학생활. 그 시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 용기와 패기를 기대합니다.



유상건(일반대학원 스포츠ICT융합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