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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3 호 [영화로 세상 읽기] 완벽을 강요하는 사회에 던지는 작은 위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작성일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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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5103
장은정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사회는 ‘최선’을 넘어 '완벽'을 요구한다. 수능, 취업이라는 정해진 관문을 통과하고, 계속해서 남들과 비교하며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 과정에서 깊어지는 고민은 불안이 되고, 불안은 점점 강박으로 자라난다. 2025년 2월 개봉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완벽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스스로를 옭아매는 우리 시대의 상황을 등장인물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는 완벽주의 예술단 감독과 그런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예술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고의 무대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치열한 경쟁 사회의 축소판과 같다.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예술단 감독 '설아'는 식사를 거르며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이고 예술단 무대의 센터를 차지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나리'는 먹토(먹고 토하기)를 반복하며 위태로운 욕망을 드러낸다. 이들의 모습은 단순히 무대를 준비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압박 속에서 과정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결과에 집착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목표를 향한 열망이 때로는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때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영화 초반 주인공 ‘인영’은 어머니를 잃고 지금까지 준비했던 무대에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절망에 빠지거나 불안해하는 대신 친구와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고 달콤한 비타민과 막대사탕을 입에 넣으며 잠시나마 숨 쉴 틈을 스스로에게 허락한다. 완벽한 정답을 알 수 없는 막연한 현실 속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지탱해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경쟁에서 이기라’, ‘불안을 극복하라’ 말하지 않는다. 합격, 1등 혹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지위처럼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리며, 쉼 없이 스스로를 가두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모든 압박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을 아주 작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숨을 고르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정상을 향한 끝없는 질주가 아니라 잠시나마 달콤한 막대사탕 하나를 입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여유일지도 모른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