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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1 호 [교수칼럼] 즐겁고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이기를 바라며...

  • 작성일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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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4293
이은민

  요즘 대학생들은 무슨 낙(樂)으로 사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상담을 하려고 하면 통학버스 시간과 알바로 인해 약속 잡기가 쉽지 않고, 늘 뭔가에 쫓기듯 사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학 생활을 떠올려 보곤 한다. 물론 나의 대학 시절도 그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수업 듣고 (주로 동기들 찾아서) 도서관 갔다가 집에 가는 게 일상이었으니까. 


  그나마 한 가지 낙이 있었다면, 공강이나 귀가 전에 친구들이랑 학교 앞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주로 점심시간 이후부터 오후 2-3시 수업 전까지의 공강 시간은 당구 한판 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다. 몇 년 전부터 프로당구 대회가 생겨서 스포츠 채널에서 다양한 당구의 ‘길’을 보여주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말 그대로 주먹구구에 박 터지듯 당구 게임비 안 물리려고 승부욕 하나로 치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보면 강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게임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결국 수업을 빼먹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렇다고 내가 당구 예찬론자도 아니고, 수업을 빼먹어 보라고 부추기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지나고 보니 당시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 있어 대학 생활의 낙이었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는 것뿐이다.


  “뭔가 목표 의식을 가지고 한 학기를 보내길 바랍니다.” 매 학기 초에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캠퍼스를 둘러보면 학기 내내 이런저런 교내외 특강이나 행사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나의 진로를 정하는 데 중요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과감히 수업을 빼먹고 거기에 가보기를 권한다. 사전에 내게 알린다는 조건으로 한 번은 결석 처리하지 않겠다고 하면, 학기 중에 특강이나 전시에 가야겠다며 출석 인정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실제로 거기에 갔는지, 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사후에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찬스를 악용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그들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직접 가서 확인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 그걸로 서로 윈윈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제 개강인데 한낮의 더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스러운 요즘이다. 새로운 각오와 함께 강의실로 향하는 상명인들이 수업 때문에 학교 왔다가 수업 끝나고 집에 가는 ‘단조로운’ 생활 말고, 이번 학기만큼은 수업 이외의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는 시간으로 채워가기를 바란다. 비록 그것이 또 다른 방황의 시간으로 남을지라도 그것 또한 먼 훗날 웃으며 무용담처럼 얘기할 수 있는 좋은 추억거리 하나는 되지 않겠는가. 



이경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