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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51 호 [교수사설] AI와 함께 하는 대학생활, 질문하고 검증하며 성장해야

  • 작성일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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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4565
이은민

 오늘날 대학생활은 다양한 생성형 AI와 함께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과제를 준비하고, 토론을 대비하며,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몇 초 만에 방대한 자료를 정리해주고,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미 많은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일상적 학습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만족도도 높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변화 속에서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학생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러한 현실에서 핵심은 판단력이 아닐까? 생성형 AI가 제시하는 답변은 정확해보이고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거짓말도 종종 한다. 즉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근거 없는 단정이나 데이터의 왜곡, 혹은 맥락을 벗어난 설명이 뒤섞여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를 구분할 힘이 없다면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게 되고, 이는 곧 학습의 공백을 만든다. 그러나 지식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답변을 검토하고, 출처를 확인하며, 더 나은 질문을 던진다면 생성형 AI는 오히려 사고를 확장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결국 질문하고, 검증하고, 다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한다. 생성형 AI는 정답을 대신 주는 기계가 아니라, 생각을 자극하는 훈련의 장이 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생성형 AI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지만 현실은 이미 달라졌다. 교실 밖에서 생성형 AI는 학생들의 손에 쥐어져 있으며, 금지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대학이 해야 할 일은 생성형 AI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활용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보고서를 제출할 때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고, 단순 결과물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교육 환경이 마련될 때, 대학은 AI와 공존하면서도 학문적 성실성과 창의성을 지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책임이 대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 역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습의 질이 달라진다. 생성형 AI는 편리하다. 그러나 단순히 답을 베껴 적는 수준에서 멈춘다면 대학생활은 피상적인 경험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대학은 지식을 축적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판단하고 해석하며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는 훈련의 장이다. 생성형 AI는 이 훈련을 반복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다른 관점을 탐색하며, 스스로 내린 결론을 검증하는 습관을 들일 때 비로소 생성형 AI는 학습을 가속화하는 동반자가 된다.


 앞으로 기술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많이 쓰고 있는 생성형 AI, 가령 Chat GPT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이 곧 등장할 수도 있다. 그때마다 “써야 한다, 쓰지 말아야 한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논쟁만 되풀이한다면, 대학은 변화의 흐름에서 뒤처지고 말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도구를 금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고 무엇을 배우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기술은 늘 새로운 도전을 던져왔고, 교육은 그 안에서 적응하며 발전해왔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다.


 AI 시대의 대학생활은 이미 현실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금지와 통제가 아니라, 판단을 길러주는 대학과 판단을 배우는 학생이라는 새로운 균형이다. 대학은 학생들이 질문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사고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관점을 시험하며, 스스로의 언어로 답을 만들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게으름을 부추기는 도구가 아니라, 지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결국 대학생활은 지식을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시기여야 한다. 생성형 AI는 그 과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학습 파트너다. 질문하고, 검증하고, 성장하는 대학생활. 그것이야말로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