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2 호 펫팸족의 증가와 펫프렌들리, 비반려인과 공존은 어떻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올해 기준 약 1,546만 명으로 집계됐다. 59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며, 이 중 반려견 546만 마리, 반려묘 217만 마리다. ‘펫팸족’의 증가는 여행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펫팸족(Pet+Family)이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반려동물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과거에는 휴가철 반려동물을 집에 두거나 위탁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동반 여행이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됐다. 업계는 이를 장기적 산업 전환 기회로 보고,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과 함께 숙박과 여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반려인과의 갈등과 ‘펫티켓(반려동물과 생활할 때 지켜야 할 공공 예절)’ 의 문제가 점차 부각 되고 있다.
지자체와 관광지, 펫프렌들리 관광 사업 확대
올해 각 지자체는 펫팸족이 증가함에 따라 ‘펫프렌들리(pet friendly) 여행’을 겨냥한 관광 사업을 내세웠다. 충남 당진시는 문화유산 주변 반려동물 출입 가능 구역 ‘편하 개 놀아유~’를 지정해 면천 읍성, 합덕제, 필경사 등에서 출입을 허용했다. 태안군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에게 숙박료를 최대 5만 원 할인해 주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숙박 대전’을 진행했다.
여름철 해수욕장도 펫비치로 변신했다. 경북 울진군 구산해수욕장은 반려견 전용 샤워장과 놀이터, 산책로를 마련했으며, 충남 보령시는 보령머드축제 기간 일부 해수욕장을 펫비치로 지정했다. 강원 양양 광진 해수욕장은 2014년부터 국내 최초 전용 해수욕장 ‘멍비치’를 11년째 운영 중이며, 매년 여름 1만 마리 이상의 반려견이 방문하고 있다.
▲‘펫비치’의 모습(사진:https://www.f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31980)
숙박·항공업계, 펫프렌들리 서비스 확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려견 동반 숙소는 독채 펜션이 전부였다. 최근에는 기업 기반의 리조트, 호텔에서도 반려견 동반 객실을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반려동물 전용 호텔을 만들기도 하는 등 반려인들을 위한 관광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소노펫클럽앤리조트(홍천)’, 한화리조트(평창·제주), 켄싱턴리조트 충주 등은 반려동물 친화형 객실을 운영 중이며, 교원그룹의 ‘키녹’은 전 객실이 반려동물 전용인 호텔로 오픈하여 반려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업계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5개 항공사의 반려동물 운송 건수는 14만2,976건으로(‘14만 2,976건으로’ 수정), 2년 전보다 약 2만 건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운송 허용 무게를 7kg에서 9kg으로(‘9kg으로’ 수정) 확대하고 전용 탑승권을 발급하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펫 멤버십’을 출시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 동반 탑승이 가능하게 했다.
▲‘키녹’ 호텔 객실의 예 (사진: 해럴드경제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341013)
시장 확대와 함께 나타나는 갈등
반려동물 동반 숙소와 여행이 늘어남에 따라, 비반려인과의 사회적 갈등이 새로운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소음과 위생 문제 등으로 인한 이용객 간 갈등에 있다. 한 숙소의 온라인 리뷰에는 “반려견 짖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객실이 분리되어 있어도 호텔 자체에서 반려견의 냄새가 난다” 등의 불만 글이 올라와 있다. 펫프렌들리 숙소는 비반려인과 객실이 분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건물에 반려동물과 일반 이용객이 동시에 투숙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위생과 소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또한 강아지를 무서워하거나 털 알레르기가 있는 이용객들은 펫동반 숙소 방문을 꺼린다. 이○영(공간환경학부 2) 씨는 “요즘 유명 호텔 대부분에 펫 동반 객실이 마련돼 있어,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되어 불편하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공용 공간에서의 배려 문제, 야외에서의 소음이나 배설물 관리 문제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펫티켓 의식 필요
반려동물 관리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개 물림 사고는 2,216건에 달하며, 관리 부주의로 인한 사고 문제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휴가철 해수욕장이나 공원 등에서 반려견의 목줄을 풀어놓는 경우, 반려인의 부주의로 인해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즐기려면, 보호자가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주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웅종 반려동물행동교정 전문가는 “반려동물이 사람과 공존하는 만큼,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공존도 중요하다”며, “반려동물 인프라와 정책도 중요하지만, 보호자의 책임과 펫티켓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전 관리, 예방접종, 여행 전 체크리스트 등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최근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던 비행기 화물칸에서 반려견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해, 여행 과정에서 반려인의 자발적인 반려동물 안전 관리가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관련 지침을 안내하고 있으며, 대중교통별 이용 방법, 숙소 체크리스트 등 실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동반해 여행을 가는 반려인이라면 이 내용을 참고해 ‘펫티켓 의식’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펫팸족의 여행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펫프렌들리는 단순히 여행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완성된다. 시장 확대와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책임 있는 행동과 사회적 합의가 뒤따를 때, 모두가 만족하는 반려동물 친화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이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