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8 호 프리미엄 소주 열풍
프리미엄 소주 열풍
▲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원소주 (출처: 원소주 인스타그램)
원소주가 쏘아올린 프리미엄 소주 인기
최근 박재범의 ‘원소주’가 유행하면서 프리미엄 소주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 원소주는 올해 3월 31일 온라인스토어에서 출시된 이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7월 GS25 편의점에서 단독 판매 이후 편의점 역사상 처음으로 카스와 참이슬을 제치고 GS 편의점의 전체 주류 상품 매출 순위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원소주 성공과 더불어 주요 편의점에서 프리미엄 소주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U 전년 대비 프리미엄 소주 매출신장률은 2021년 354%, 올해(1~7월)에도 9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존 희석식 소주 시장 외에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존 소주 대비 높은 가격인 원소주의 성공배경과 프리미엄 소주 매출의 폭발적인 증가의 원인은 무엇일까?
MZ세대의 특성 반영된 프리미엄 소주
프리미엄 소주는 주로 ‘증류식 소주’로 주정에 물을 타 만드는 일반 희석식 소주와 달리, 곡물로 담근 밑술을 증류한 다음 옹기나 나무통에 장기가 숙성해 만든다. 오랜 기간 숙성해 도수가 높고 맛과 향이 각양각색으로 가격보다는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CU에 따르면 프리미엄 소주 구매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2030세대로 전체의 판매량의 62.8%를 차지하고 있다.
▲ MZ세대를 필두로 한 편의점 프리미엄 소주가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출처: “원소주 없나요?” MZ세대 10명중 7명 ‘프리미엄 소주’ 찾는다, 뉴스원, 한지명, 2022.08.07., https://www.news1.kr/articles/4761403
박재범의 원소주 외에도 김보성의 의리소주, 임창정의 소주 한 잔 등 연예인의 이름을 내세운 프리미엄 소주들이 이미 출시되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각각의 연예인들이 담고 있는 개성과 특별함을 MZ세대들이 해당 소주를 소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성을 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인 마케팅을 활용한 주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눈에 띄는 각각의 개성이 있는 상표도 프리미엄 소주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프리미엄 소주 상표의 경우 기존 소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한 눈에 들어오는 이름과 디자인이 담긴 상표를 사용하고 있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보다 도수가 높지만, 증류주를 활용한 색다른 레시피 등이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며 주목을 받는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홈텐딩’ 트랜드가 확산해 집에서 여러 술을 다양한 레시피로 섞어 마시는 것이 유행하며 프리미엄 소주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졌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19 확산 이후 홈술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다양한 주종으로 고객 수요가 확산되고 있는데 특히 소주에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증류식 소주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 때문에 프리미엄 소주를 출시하는 기업들은 도수 등 제품의 성분뿐 아니라 주류의 라벨과 패키지부터 상품 스토리까지 신경쓰고 있다. “차별화된 증류주가 잇달아 출시되어 보다 다양한 제품을 맛보고 싶어 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한다는 분석과 또한 “일반 소주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소주에 대한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증류주 출시도 잇따르는 추세”라고 한 업계관계자는 밝혔다.
프리미엄화 되어가는 소주, 바람직한가
앞서 언급된 것처럼 프리미엄 소주 열풍은 소비자들이 다양성을 찾으며 한 잔의 분위기와 가치를 지향하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각각의 개성을 담은 프리미엄 소주가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또 어쩌면 짧게 인기를 얻고 마는 현상인지도 모르나 기존의 단순하고 밋밋했던 소주 문화의 변화를 반기며 새로운 방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소주가 프리미엄의 대표주자로 바뀌어가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서민의 술로 대표되는 소주가 프리미엄화 되고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자칫 보여주기식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도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윤정원 기자, 김다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