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뉴
닫기
검색
 

SPECIAL

제 2 호 ‘대한민국’人으로 살아남기

  • 작성일 2018-12-05
  • 좋아요 Like 2
  • 조회수 2708
홍지희 (jihee9609@naver.com)




  어떤 사람들은 한국이 싫어서, 답이 없어서 여길 떠나겠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희망이 없어도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산다고 한다. 아니, 만족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항상 우리나라에는 이상하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있었지만, 매번 반복되는 일들에 무뎌지기만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꾸만 터지는 일들을 보며 점점 걱정이 쌓여만 간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국에서의 삶이 행복한가요”



  위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그렇다’고 확답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필자는 몇 초 망설인 후에 ‘음. 그렇긴 한데....글쎄’라는 대답이 나온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는 우리가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한국은 분명 살기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뉴스와 같은 언론매체를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최근 생리대 유해성, 학교폭력, 국가 안보와 비리 등의 문제가 드러남에 따라 사람들의 불안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모두 최근에 갑작스레 대두하고 있는 문제만은 아니지만, 우리의 불안과 분노는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신경 써야 할 것도, 걱정해야 할 것도 많은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한국을 향한 삐딱한 시선들

헬조선 :  한국의 옛 명칭인 조선에 지옥이란 뜻의 접두어 헬(Hell)을 붙인 합성어로 

‘지옥 같은 한국 사회’라는 뜻




  ‘헬조선’. 우리가 종종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누가 만든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헬조선’이라는 단어로 한국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이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게만 해당하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 아니다. 나이 불문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 구매한 물건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신체에 좋지 못한 피해를 입은 사람 등의대한민국 국민들의 이야기를 함축시킨 단어라 생각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답이 없다, 헬조선 다 같이 뜨자’ 등의 문장도 심심찮게 들린다. 좋게 들리는 말은 아니지만, 분명히 한국의 현재를 반영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이러한 단어를 사용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사실 치안이 좋은 나라, 빠른 서비스 업무, 세계 최고 인터넷 속도 등을 보면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남부럽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고 좋은 서비스를 받는 우리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보다도 더 여유가 있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 1위로 올라섰고, 행복감이나 웰빙(well-being) 지수는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상하게도 점점 잘살게 되는데 점점 더 불행해지는 모순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듯, 요즘 뉴스에 비치는 한국의 모습은 암울하며 우리에게 걱정과 불안감을 주고 있는데, 불안전한 국가 안보, 생리용품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안감,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모습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이 그 예이다. 실제로 필자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 1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7%가 한국에 살면서 불안감과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전쟁과 국가안보(66%), 생활필수품 소비(27%), 교육(24%), 취업과 생계 등(기타)(20%), 소수자 차별(8%) 순이었다. 이 중 81%가 한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범죄들과 불안은 단기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수는 없지만, 세상이 느리게 바뀌더라도 올바른 교육이 절실하다’, ‘힘이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과 같은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사고를 가져야한다’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 대부분의 의견들이 대단한 노력이 아닌, 무심코 지나쳐왔던 주변의 작은 일들부터 변화를 줌으로써 우리의 의식을 깨우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다 .

매 순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무엇을 하든 불만과 불안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우리 모두가 그러한 감정들의 무게를 떠안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너무 비관적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며, 이보다 더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헬조선’이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며, ‘살기 좋은 나라’와 관련된 복지와 행복에 관련된 통계에서 낮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행복 지수가 높은 곳에서의 삶을 꿈꾸며, 그게 어디든 한국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환상을 가져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매년 ‘행복 지수’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 바로 우리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정말 우스운 게, 

사실 젊은 애들이 호주로 오려는 이유가 바로 그 사람대접 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접시를 닦으며 살아도 호주가 좋다 이거지.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장강명<한국이 싫어서>의 구절 중.





사실 우리는 우리나라에 대단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것들을 바라며 한국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비싼 음식들이 아닌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을 만큼 돈을 벌고, 믿고 물건을 살 수 있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들. 이것들은 결코 과한 요구가 아니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삶이다. 

모든 것들이 완벽할 수도 없을뿐더러, 분명 한국에는 우리가 마주치는 부정적인 상황들로 인해 그냥 지나치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함과 좋은 점들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함이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상황들에 가려진 채 묻히지 않길, 그리고 더 이상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삶을 보장받지 못해 불안과 분노를 느끼게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