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뉴
닫기
검색
 

FEATURE

제 3 호 축구…좋아하세요?

  • 작성일 2022-09-08
  • 좋아요 Like 3
  • 조회수 11162
양현준

축구좋아하세요?


202110483@sangmyung.kr 수습기자 양현준


4년에 한 번 열리는 FIFA 월드컵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지상 최고의 축제이다. 여러 스포츠 종목들과 비교하였을 때에 시청자 수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날 만큼 최대 규모의 대회이다. 유럽부터 남미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스포츠 경기 중 대개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경기이다. 그러나 현재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아닌 각 나라별 축구 리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과거에 비해 떨어져 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하면, 유럽 5대 축구리그 중 나머지 4개 축구리그에 대한 관심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는 현재 10~20대가 과거 세대보다 스포츠 자체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시청자 수는 5,800만 명이었다. 이에 비해 미국 프로야구 MLB 월드시리즈 결승전 시청자 수는 3,800만 명, 미국 프로농구 NBA 챔피언 결정전 시청자 수는 3,200만 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MLB와 NBA 모두 오랜 인기와 역사를 가진 스포츠이기에 꽤나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래도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 축구 결승전의 시청자 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즉 e스포츠는 젊은 세대가 주 시청층이기에 미래에는 축구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왜 젊은 세대들은 스포츠에 무관심해진 걸까.


빠르고 간결한 젊은 세대들

현재 젊은 세대는 무언가 한 가지를 오랫동안 집중해서 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영화나 드라마를 소개해주는 유튜브 영상을 본다면, 영상을 본 후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는 사람보다 결말까지 포함된 짧은 줄거리 영상만 10분에서 20분만 보고 끝내는 사람들이 현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넷플릭스나 유튜브 영상을 보아도 배속해서 보거나 10초 스킵 등을 통해 재미없는 장면을 넘기며 보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 Shorts라는 형태의 1분 미만의 영상이 등장한 이유도 유튜브가 젊은 세대들이 비교적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이러한 경향성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현시대에는 스포츠보다 더 재밌고 더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 그중 하나가 e스포츠다.


e스포츠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축구의 차이점

e스포츠란, Electronic Sports의 줄임말로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따위를 통해서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피파온라인4 등이 크게 유행하고 있고 서구권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뿐만 아니라 포트나이트, 도타 등 다양한 e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는 연기된 상태이지만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모바일, 피파온라인4, 하스스톤, 스트리트파이터, 아레나오브발러(왕자영요), 도타2 등이 정식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시장 규모 또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e스포츠가 축구와 달리 젊은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축구를 비교해보았을 때, 세 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첫 번째, 유행이 빠르게 바뀐다. 축구 역시 전술적인 유행이 존재한다. 그러나 게임의 패치에 비하면 아주 늦게 바뀌는 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매 시즌마다 새로운 아이템 등을 만들고, 매주 업데이트를 진행하여 챔피언을 출시하고, 성능을 하향 또는 상향하여, 단순하거나 지지부진한 흐름이 오래갈 수 없도록 한다. 두 번째, 접근성이 좋다. 축구가 대중적인 스포츠가 된 이유 중 하나는 공 하나만 있어도 모두가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축구를 하기 위해 장소를 섭외하고 인원을 모으는 일이 동호회 등이 아닌 이상 쉽지 않다. 그러나 e스포츠는 컴퓨터 하나만 있어도 즐길 수 있기에 축구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다. 게다가 길을 조금만 걸어도 흔하게 보이는 게 PC방이다. 세 번째, 매 순간 눈을 뗄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인해 빠른 흐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축구 경기 중 매 순간 집중하여 볼 만큼 재밌는 경기는 손에 꼽는 편이다. 골이 나오지 않고 수비만 하는 지루한 경기도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경우는 마찬가지로 지루한 경기도 있을 수 있으나 게임 특성상 한 번에 여러 곳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에 비교적 지루함이 덜 할 수 있다.


우리가 알던 축구가 사라질 수 있다축구 룰 이렇게 바뀐다?

어느 한 해설위원이 유튜브 채널에서 골대 크기를 늘리자는 둥 축구도 농구처럼 3점 슛 즉, 먼 거리에서 들어간 중거리골은 2점을 주는 것은 어떠냐며 재밌을 것 같다며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농담 삼아 했던 얘기가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축구계는 젊은 세대가 축구를 보지 않아 점차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 FIFA에서도 위기라고 느꼈는지 시대 흐름에 맞게 룰을 개정하여 이를 FIFA U-19 유스 토너먼트 대회에서 실험 중이다. 룰 개정안은 다음과 같다. 전 후반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함과 동시에, 농구와 같이 공이 경기장을 나갈 때마다 시간을 멈춘다. 몇몇 통계에 따르면 현재 실제 경기 시간은 60분 내외라고 한다. 이러한 룰의 변화는 축구 경기를 더욱더 함축적이고 체력적으로도 더 재밌는 경기가 가능해지게한다. 다음은 무제한 교체이다. 무제한으로 선수를 교체하여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전술적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 활용 폭이 넓은 팀에 유리할 수 있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또 하나는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시 스로인 즉, 손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킥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이는 풋살과 유사한 형태이다. 다양한 세트피스가 추가되는 효과가 있으며 피지컬과 킥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측면만 공략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고를 받으면 필드 밖으로 5분간 퇴장하는 규칙이다. 거친 플레이를 제재하고, 시간 지연 방지에 효과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선수가 빠져 있는 팀은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볼을 돌릴 우려가 있다. 이러한 룰의 변화가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아 재밌겠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반면 단점들과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내비치는 사람 역시 존재한다.


축구의 부흥을 위한 슈퍼리그 프로젝트

작년 스페인 라 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 로드리게스(Florentino Pérez Rodríguez)가 슈퍼리그 창설을 선언하면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슈퍼리그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과 스페인 라 리가 소속 그리고 세리에 A 소속의 빅클럽이라 불리는 각 나라의 구단들끼리 승강제 없는 하나의 리그를 창설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매주 이슈가 될만한 경기가 펼쳐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며, 중계권과 광고의 수요 등이 커져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슈퍼리그 창설을 추진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관중을 받지 못하면서 많은 축구 클럽들이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슈퍼리그 참여시, 창단 12개 팀은 4,000억 가량의 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승강제가 없어 안정적인 큰 수익을 낼 수 있기에 재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축구 산업 자체의 부정적인 전망이다. 앞서 언급했듯 나이가 어릴수록 축구를 보는 인원이 크게 줄고 있기에 이는 축구 산업이 죽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축구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의도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이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연고 스포츠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현지 팬들, 선수들의 극심한 반대로 속해 있던 클럽들이 탈퇴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OTT 플랫폼의 2차 창작물스포츠와 미디어의 결합

앞으로 축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존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팬들의 유입까지 이끌어야 한다. 어쩌면 OTT 플랫폼의 2차 창작물이 이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OTT 플랫폼이란 영화, TV 방영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여러 OTT 플랫폼에서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내놓고 있다. 스포츠 특성상 위대한 선수와 팀 그리고 기록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있기에 이는 좋은 스토리 라인으로 이어진다. 2018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잉글랜드 2부리그로 강등된 이야기를 담은 <죽어도 선덜랜드>, 2022년 왓챠 다큐멘터리 아스널 FC의 무패우승 과정을 담은 <아르센 벵거: 무패의 전설> 등 귀감을 주는 다큐멘터리가 많이 등장하였다. 기존 팬들은 본인이 모르고 있었던 내용을 알게 될 수도,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다. 약간의 호기심만을 가지고 본 사람들은 낭만이 사라진 시대에 축구, 스포츠가 가지는 낭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팬이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축구좋아하세요?

축구가 망해간다라는 말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축구는 여전히 인기가 많고, 각 구단은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걱정처럼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계속하여 받지 못하게 된다면 50년 뒤에도 100년 뒤에도 지금 같은 위치에 있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아직은 조금 이를 수 있지만, 축구계의 부흥을 위해 앞서 언급한 축구 룰 개정, 슈퍼리그 창설 등 획기적인 논의들이 계속되고 있다. 한 가지만은 명심했으면 좋겠다. 축구가 견제해야 할 대상은 다른 스포츠뿐만 아니라 소비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임을. 나는 한 축구 팬으로서, 축구 인기가 지금보다 많아져 축구를 보며 느끼는 여러 감정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러분들은 축구좋아하세요?”


<참고문헌>

박민제(2020), “443000000명이 보는 E스포츠, 한국은 축구로 치면 브라질 급”, 중앙일보, 2020. 1. 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93010#home>

이스타TV, [방구석토크] 시간단축!! 무한교체!! FIFA가 생각하는 룰 변경안은?, 2021. 7. 19., 

<https://www.youtube.com/watch?v=FcOm0Auric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