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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07 호 기후변화, 더는 미룰 수 없다

  • 작성일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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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702
김지현

기후변화, 더는 미룰 수 없다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 상황’ 최근 기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문구 중 일부이다. 지난 8월 8일부터 시작된 폭우는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지방까지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반지하 등의 재해취약주택의 문제가 드러나고 서울 경기에서는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렇게 떠들썩한 장마가 지나가는 와중, 아이러니하게도 연중 고르게 비가 오는 특징을 가진 일부 유럽지역에서는 ‘500년만 최악의 가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토양 수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환경보존’이라는 당연하고도 중요한 숙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미국 출신 역사학자 카일 하퍼는 로마제국 멸망의 이면에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변화와 전염병이 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위험 신호를 보면 기후변화와 전염병이 인류의 멸종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점이 와닿는다. 물론 자칫하면 회의론에 빠질 수 있겠지만, 기후 위기의 극복 필요성은 이제 누구나 느끼는 상식이 되었다. 본 기사에서는 이러한 환경 파괴의 여파에 대해서 다루어보며 어떻게 해야 기후변화에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환경보존을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인천, 폭우로 물난리, 부평·주안역 등 침수피해 속출 

(출처: 시사매거진,https://www.sis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8048)



서울의 엄청난 폭우, 원인이 뭘까?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많은 비가 내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에는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에서만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은 381.5mm로 가히 기록적 폭우라 할 만하다. 올해 장마 동안 중부지방 평균 강수량이 378.3mm였는데 이 기간에 중부지방에 내린 비보다 동작구에 하루 동안 내린 비가 더 많은 것을 보면 대략 감이 올 수 있을 것이다. 폭우 피해 상황을 살펴보자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동작구에서 8월 8일부터 시작된 비가 10일까지 적어도 9명이 사망, 7명이 실종됐고 관악구에서는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장애인 가족 3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서초구에서만 4명이 건물 주차장과 맨홀 등지에서 실종됐다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재산 피해와 침수나 정전 피해도 잇따라 속출했다. 9일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폭우 피해 상황에 따르면 서울, 인천, 강원, 경기에서 주택과 상가 741채가 침수됐고, 옹벽 붕괴 3건, 토사 유출 5건이 신고됐고 5ha 규모 농작물 침수와 지하철 8곳의 선로 침수도 발생했다고 한다. 또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 이재민도 230세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폭우의 원인은 폭이 좁은 정체전선이 상공에 오래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어 좁은 범위 내에 많은 비를 내리는 게 특징이다. 비구름대가 강남과 경기 남부 지역에 머물면서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북보다 강남 지역에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폭우의 원인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았을까? 답변하기 전, ‘블로킹’의 개념을 먼저 살펴보겠다. 블로킹(blocking)은 편서풍에서 상층의 고, 저기압이 정체하여 동서바람은 약화하고 남북바람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는 상층대기의 고위도는 기압이 낮고 저위도는 기압이 높아 편서풍이 불지만, 고위도 기압이 높아지거나 저위도 기압이 낮아지면 남북풍이 강화된다. 즉, 둘 중 한 곳의 기압이 변화하기만 해도 바람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날씨 특징상 블로킹 패턴이 발생하면 봄철에 불안정한 대기에서 뇌전과 우박이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한파가 가장 두드러지고 서해안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동하면서 소멸하는 정체전선과 달리, 이번 폭우의 경우에는 오호츠크해 인근에 ‘블로킹’이라는 공기 벽이 비구름을 정체하도록 했다. 한반도의 편서풍 지대에선 비구름이 서에서 동으로 지나가는데 블로킹이 이 흐름을 막으며 그 피해가 온전히 좁은 지역으로 집중된 것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블로킹은 최근 기후변화로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가 블로킹을 비롯한 단기적인 기상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긴 어렵지만,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폭우도 기후변화의 일종으로 폭염과 더불어 주목해야 할 기후 위기의 문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류의 관심과 노력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전 기고문에서 “정권 교체를 앞두고 미국의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 논쟁이 일고 있지만 이미 많은 양의 경제적, 과학적 근거는 청정에너지를 향하고 있다”라며 어떤 나라도 기후변화 문제를 피해 갈 수는 없으며 이산화탄소 감소와 경제성장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는 명제라고 경고했다.


  할리우드의 슈퍼 모델이자 가수인 타이라 뱅크스와 제니퍼 애니스턴은 샤워를 짧은 시간에 끝낸다는 일명 ‘3분 샤워’로 유명하다. 양치질할 때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집을 비울 때는 불을 끈다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중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이루던 그들의 발언들을 대표적으로 많은 정상과 유명인들이 끊임없이 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 기후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바로 환경 문제를 극복할 열쇠일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목소리에 힘입어 알고리즘을 통한 MZ세대의 관심사 키워드 중 하나가 환경 문제라고 발표되기도 했다. 젊은 층들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환경에 관해 관심을 가지면서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 결과 유한캠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같은 환경을 기업의 주요 모토나 목표로 삼은 기업, 각종 행사와 모금 등 관련 노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백산수 등을 비롯한 생수 회사들의 ‘노 라벨마케팅’ 등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여러 홍보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즐거이다. 간혹 몇몇 이들은 이것이 보여주기식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관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도 있다. 분리수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텀블러 사용, 쌓인 이메일 바로 지우기 등등의 작은 개인적 노력이 분명 거대한 환경의 회복을 이뤄낼 것이다.

▲제일기획의 해양 쓰레기 줄이기 `씨낵` 캠페인 

(출처: 매일경제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7/631099/)


  좀 더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캠페인 활동이나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모금이나 시위의 형태도 존재하지만, 제일기획이 주최한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주워오면 고래, 오징어, 꽃게 등 해양생물 모양의 과자로 교환해주는 ‘씨낵(SEANACK)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와 기획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 운동가들의 발돋움을 응원한다.



김상범, 곽민진,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