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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16 호 나도 모르게 하는 차별 '선량한 차별주의자'

  • 작성일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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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048
강민지

나도 모르게 하는 차별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창비 / 2019년 7월 17일 

(출처: yes 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76470464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있을까? 최근 사회적 문제를 주목해 보면 노키즈존, 장애인 지하철 시위, 성 이슈 등 사회적 약자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갈등이 있다. 공통점은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한 차별이 원인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이 현재 차별과 갈등 속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표면적인 차별이 전부가 아니며 보이지 않는 차별이 세상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작가는 ‘결정 장애’라는 언어 속에서 차별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사례를 시작으로 차별이 생각보다 깊숙하게 자리했음을 말한다. 결정 장애란 갈팡질팡하여 선택지 속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무언가에 ‘장애’를 붙이는 것은 부족함, 열등함을 뜻하고 이는 늘 장애인이 부족한 존재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작가는 차별이 구조화된 사회에서 차별은 무의식적이고 관습적으로 일어난다고 짚으며 의도가 나쁘지 않더라도 무의식중에 차별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 책은 보이는 질서를 넘어 다른 관점으로도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도 책을 읽기 전,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태도를 갖추고 있었음을 알게 되어 이에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대우는 공정하다.’ 이 문장은 능력주의를 기반으로 한 문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대학으로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은 보상이며 낮은 사회적 지위는 개인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작가는 능력주의에 대한 반박으로 능력 평가 기준이 과연 누구에게나 공정한가를 작성했다. 한 회사의 채용 기준이 비장애인만을 고려하였다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직종별 평균 임금에 표를 제시하여 여성 비율이 높을수록 업계에 평균 임금이 줄어든다는 것을 증명했다. 남성 비율이 높은 직종을 가진 남성과 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을 가진 여성의 임금 차이 격차를 말하며 구조적 차별이 존재한다고 서술했다. 이렇게 작가는 여러 사례를 가져와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한 의문의 가려움을 긁는다.


  필자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유머는 사회적 권력과 직결되어 있어 유머의 힘에 차이가 있다는 부분이다. 상호 비하의 시점에서 ‘김치녀’와 ‘한남충’이라는 단어의 관계는 쉽게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는 내용이 있다. 작가는 김치녀는 ‘사치를 부리며 남성에게 손해를 끼치는 존재’라는 의미로 여성에게 기대되는 행동에 억압적인 역할 규범이 부여된 언어라고 서술한다. 반면에 한남충은 여성의 입장에서 ‘나도 당신을 조롱할 수 있다’는 호명 권력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책을 읽은 후 유머 관계에서 평등을 쟁취하려는 비하성 언어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언어는 복잡한 사회적 구조와 이해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며 사회를 넘어 언어 속에서의 평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비로소 언어 속에 사회가 내포되어 있음을 인식했고, 언어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자신이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차별했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선량한 마음과 차별적 인식을 별개로 두어 마음만으로는 차별주의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서술한다. 그리고 차별을 자각한 사람이 있다면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 구조 속 차별을 알고 싶은 사람, 차별당하는 사람은 있으나 차별하는 사람은 왜 없을까에 의문을 가진 사람에게 책을 추천한다. 

                                                      


                                                                                                                                                                                               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