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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2020호외-3 호 [영화로 세상 읽기] 여러분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 작성일 2020-06-18
  • 좋아요 Like 2
  • 조회수 10815
송수연

독립영화, 한낮의 피크닉(2019.07.04.)



여러분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 평화롭게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동안 각자 살아온 환경, 가치관이 다르기에 종종 갈등을 빚을 때가 있다. 영화 ‘한낮의 피크닉’은 갈등을 해소할 때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행과 일탈을 주제로 <돌아오는 길엔>, <대풍감>,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를 테마로 3편의 이야기가 묶여있다. 각 에피소드는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 속 발생하는 갈등과 해소에 관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돌아오는 길엔>에서는 캠핑을 떠나게 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을 떠나면서 가족들은 섭섭했던 일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감정을 드러낸다. 가족은 기댈 수 있고 남들보다 편한 존재, 또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쉽게 대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결국, 서로의 감정은 극에 달한다. 이때 텐트에 불이 붙는 사건이 발생하고 가족들은 함께 불을 끄는 행위로 갈등을 해소한다. 가족이란 이유로 서로를 잘 이해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아껴주고 배려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에피소드이다. 


두 번째로 이어지는 <대풍감>에서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울릉도로 떠난 청년, 원하는 연기를 하지만 진정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청년, 부유하지만 다소 눈치가 없는 청년이 등장한다. 이 세 명의 청년들은 여행을 떠나며 서로 자신의 처지를 비난하고 힘들어한다. 각자 사정이 다른 청년들은 갈등을 겪고 다투기도 하지만 “출발은 선택을 못 해. 하지만 도착은 선택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라며 비록 위태롭지만 절망 속에서 계속해서 희망을 좇는 모습이 인상 깊다.


마지막 에피소드,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서는 결혼한 여자 두 명이 서로 결혼에 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들은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뒤로하며 친구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계속해서 쌓여온 것들이 폭발한다. 이는 평소 우리가 겪고 있는 친구 문제, 즉 맞지 않는 부분은 꾹 참고 외면하며 유지되는 아슬아슬한 인간관계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에피소드는 현재 자신의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자신이 친구를 대하는 태도와 감정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영화 <한낮의 피크닉>은 극적으로 행복해지거나 막장으로 치닫는 자극적인 내용이 아닌 실제 우리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 속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통해 깨달음을 주는 독립영화이다.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고, 그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감정들을 전달받으며 더욱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인간관계란 과연 무엇일까? 과연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일까?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의문을 던져보고 영화와 함께 현재 우리가 사는 일상을 비추어보기를 바란다.



지수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