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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 671 호 “해야할 일을 했을 뿐… 응급처치 실습교육 도움 됐다”

  • 작성일 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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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364
이송미

지난 1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 UCI(University of Califonia Irvine)로 동계 어학연수 및 문화체험이 진행되었다. 이번 어학연수를 떠난 학우 3명이 숙소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한 명이 물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으나 다른 두 학우가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고 응급처치를 시도하여 구조에 성공해 ‘제1회 상명의인상’을 수상했다. 상명의인상은 한 사람의 올바른 행동으로 타인에게 도움이 된 상명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상명대학보사에서는 ‘상명의인상’을 수상한 권지욱(영어교육·2), 이성우(역사콘텐츠·2)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의인이란, 의로운 사람을 뜻하는 말로 국가와 사회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상명의인상’은 한 사람의 올바른 행동으로 타인에게 도움이 된 사람들에게 수여되었으며 교내 학생들이 이 상을 수여한 학생들처럼 학교의 모범과 귀감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만들었다. 이번에는 해외연수 중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기 위하여 살신성인한 2명의 학생들에게 수여되었다.



1. 이번 영어 어학연수 및 문화체험은 본인이 직접 설계하는 특별한 어학연수였다고 들었다. 참여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경험들을 했나

▶권지욱 : 전공이 영어교육이라 미국에 가서 영어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마침 같은 과 친구가 UCI 영어 어학연수에 간다고 해서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에 수업을 2시간 듣고, 나머지 자유 시간에는 본인이 설계하는 체험형 연수프로그램이다. 캘리포니아의 해변 경치를 구경하기도 했고, 이국적인 식당에서 식사하기도 했다. 주말에는 디즈니랜드에 가거나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 고래를 구경했다.


▶이성우 : 친구가 추천해주어 가게 되었다. 영어 실력도 쌓고, 다양한 견문도 쌓고 싶었다. 학교에서는 주로 미국 문화나 역사에 대한 수업과 말하기, 듣기, 회화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월요일마다 UCI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있었다.



2. 어학연수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

▶권지욱 : 인앤아웃 버거가 정말 맛있었다(웃음). 기숙사에서 식사를 따로 제공하지 않아 빵이나 시리얼을 주로 먹었다. 미국 소고기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좋았다. 한국음식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너무 비싸서 냉동볶음밥을 해동해서 먹었다. 어학연수라는 것에 처음에는 불안감을 많이 갖고 있었다. 가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돌아오는 게 아닐지 걱정되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막상 경험해보니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다 알아들었고, 그래서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았다. 캘리포니아는 굉장히 진보적인 지역이기도 했다. 인종차별이 전혀 없었다. 미국 경찰이 강압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고가 있었을 때도 매우 친절했다.

▶이성우 : 미국인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미국인의 생활방식이나 문화에 대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3. 사고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해 달라

▶이성우 : 한국은 1월이라 엄청 추웠겠지만, 캘리포니아는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햇빛도 내리쬐고 따뜻한 날이어서 세 명이서 함께 수영을 하기로 했다.

▶권지욱 : 정확히 고래를 보고 다녀온 토요일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셋이서 기숙사 안의 수영장에 갔었다.

▶이성우 : 친구가 얕은 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점차 깊은 곳으로 갔다. 깊이가 잘 가늠이 가지 않았고, 미국에서 사용하는 단위인 피트(feet)가 익숙지 않아 깊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권지욱 : 친구가 수영을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깊은 곳에서 나오려다가 당황 해서 나오지 못했다. 우리도 당황해서 관리실에 가서 라이프가드를 찾았는데 없었다. 그래서 911을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수영장에 있던 다른 외국인에게 친구를 구조해달라고 해서 함께 물에서 건져올렸다. 응급처치를 해줄 라이프가드가 없어서 성우와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하는데 911이 도착했다.

▶이성우 : 응급차에 친구를 싣고 병원에 도착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고, 나와 지욱은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은 후 경찰차를 타고 기숙사에 복귀했다.

▶권지욱 : 운이 좋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신고도 빨리 했고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서 응급차가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성우 : 학교 관계자분들과 학생 부모님이 다음날 바로 비행기로 오셨다. 병원에 입원한 후 한동안 의식을 차리지 못해서 우리 둘 말고도 어학연수에 같이 간 친구들이 매일 병문안을 갔다.

▶권지욱 : 우리 대학 학생들과 UCI의 외국인 학생들이 롤링페이퍼를 작성해서 하루 빨리 회복하길 응원했다.



4. 사범대학의 경우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실습을 이수해야만 교원자격증을 지급하고 있다고 들었다. 여기에서 배운 것이 도움이 되었나

▶권지욱 : 사범대 학생들은 졸업할때 까지 예비교사로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을 두 번 교육을 받아야 한다. 나는 1학년 1학기 때 실습을 했는데, 그때 배웠던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심폐소생술은 모든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게 조를 짜서 진행한다. 그 수업에서 사람 인형으로 가슴 압박과 호흡을 불어 넣는 심폐소생술을 직접 해보았다. 호흡을 불어 넣는 것은 전문가가 해야 하기 때문에 가슴 압박을 주로 배웠는데, 실제 응급상황에서 가슴 압박만 해도 충분하다고 배웠다. 사고라는 게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학과 학생들도 적어도 한 번씩은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 번이라도 해보면 대처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 이번에 친구를 도울 수 있었던 것은 수업의 도움이 컸다.

▶이성우 : 대학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중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 도움이 되었다. 당황하긴 했지만 친구가 같이 있어 힘을 얻고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5. 학교에서는 두 학생의 솔선수범과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고자 한 훌륭한 인성을 높이 사 상명의인상을 만들어 최초로 시상했다. 소감을 말해달라

▶권지욱 :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까지 받아 너무 감사하다. 이번 의인상 수상을 계기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성우 : 마찬가지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과분한 상이다. 감사하다.



6.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권지욱·이성우 : 불의의 사고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귀중한 시간을 내어 매일같이 병문안에 함께 가 위로해주고 의지가 되었던 고준혁, 신현빈, 이은호, 장태환 학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사건 이후 발빠르게 사건수습을 해준 학교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사범대학에서는 교원자격 필수 과정으로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실습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 이전 실습 교육을 2회 반드시 수료해야 하며 사범계는 1, 3학년, 비사범계는 3, 4학년에 교육을 진행한다. 응급처치 교육으로는 기도에 이물질이 걸려 질식상태에 빠졌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법인 ‘하임리히법’ 실습, 심폐소생술로는 흉부압박, 제세동기 사용 실습 등을 진행한다.
  교직지원센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적으로 당황하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응급처치 순서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진행 : 이해람 기자, 홍연주 기자
인터뷰 정리 : 이해람 기자, 김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