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뉴
닫기
검색
 

문화

제 2020호외-4 호 색다른 관점으로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다

  • 작성일 2020-09-11
  • 좋아요 Like 2
  • 조회수 7265
방효주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우리의 과거를 담아내기도 하고, 우리의 현재를 투영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의 미래를 예견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창궐함에 따라 우리의 일상은 빠르게 파괴됐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많은 이들은 현재의 코로나19 사태와 유사한 소재를 다룬 소설, 영화 등에 집중했다. 가상의 현실 속에 그려진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서 현재의 혼란을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전염병이 도래한 세상에서 앞으로 우리가 헤쳐 나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도록 하자.



-정부와 의료진들의 역할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과 드라마<세계의 끝>

  북태평양에서 어업 작업을 하던 선원들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겨, 주변의 빙하를 깨뜨려 급하게 필요한 얼음들을 대체하게 된다. 그런데, 하필 선원들이 깨뜨린 빙하에는 수만 년 이상 잠들어있던 바이러스가 존재했고, 그 배에 탔던 선원들은 빙하 속에 들어있던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고 만다. 하지만 그 속에 면역을 가지고 있었던 생존자가 존재했고,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빠르게 감염시키기 시작한다. 한편, 최초 바이러스 감염 어선에서 빙하조각과 물고기를 넘겨받은 다른 어선에서도 집단으로 사망자가 생겨난다. 이에 정부는 최초 바이러스 감염 어선의 유일한 생존자를 찾기 위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바이러스의 확산과 백신을 찾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시작한다.


▲ 역학조사팀이 감염자의 집에 들어가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장면 (출처:JTBC‘세계의 끝’)


  그리고, 이러한 소설<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바로 <세계의 끝>이다. 드라마 <세계의 끝>은 JTBC에서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로, 원작소설에서 나타난 특징들을 잘 살려 제작됐다. 특히나, 소설에서 그려진 의료진들의 모습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큰 특징이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중에서도 역학조사팀을 주인공으로 하여 감염자의 이동 경로나 그들이 생활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 조사하는 역학조사팀의 모습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질병관리본부의 역할과 그들의 노고에 대해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마주한 우리의 현실, 넷플릭스<익스플레인 : 코로나바이러스를 해설하다>

▲ 순서대로 코로나19와 다른 바이러스들을 비교하는 장면, 백신을 연구하는 장면 (출처:넷플릭스 ‘익스플레인:코로나바이러스를 해설하다’)

▲ 순서대로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 불안을 겪는 장면, ‘우린 이겨낼 것입니다’라는 문구 (출처:넷플릭스 ‘코로나바이러스를 해설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코로나바이러스를 해설하다>는 총 3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코로나19 창궐 이후 우리의 대처방안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1편 ‘팬데믹이 왔다’에서는 인류가 겪었던 그동안의 바이러스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의 코로나19에 대해 설명한다. 다른 바이러스와 코로나19를 비교하며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또한, 이러한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도래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2편 ‘백신을 찾아 달려라’에서는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해 ‘백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며 2020년 4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의 백신 연구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 설명한다. 백신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종류, 연구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하며 백신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담아내고 있다. 

  3편 ‘코로나19 대처법’에서는 팬데믹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코로나 블루와 같은 전염병에 가져오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이러한 심리적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우리의 불안과 공포 역시 꾸준히 누적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3편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현재 현실과 가장 닮은, 영화 <컨테이젼> 

▲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컨테이젼’의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홍콩으로 출장을 다녀온 베스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한다. 베스가 죽은 후 그의 아들도 베스와 같은 증상을 보이며 사망하고, 이를 기점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쏟아져 나온다. 미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가 전염병의 확산과 최초 발생 경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는 와중에 사회는 빠른 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2011년 9월에 개봉한 영화<컨테이젼>은 9년 전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지금 우리의 현실과 무척 닮아있다. 전염병의 발생 경로와 확산 경로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전염병의 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책을 현실적으로 나타냈다.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혼란을 겪으며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리는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가상의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현재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라는 범국가적 재난 사태 속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자 영화 후반부에 사람들이 끝내 백신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마주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우리의 현실을 담은 작품들은 현재 우리의 상황을 색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환자 혹은 의료진의 입장이 되어 전염병의 고통과 공포를 더 가까이서 느낄 수도 있다. ‘팬데믹’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와 그 주변인들의 고통을 이해해야만 전염병의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의료진들의 노고를 이해해야만 나 역시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즉, 누군가가 겪고 있을 고통과 노고를 잊지 않고, 타인과의 연대를 잊지 않는 것. 이것이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겨낼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방효주 기자